2024년 9월 1일 - 두더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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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학교 앞 문방구에 ‘두더지 잡기’라는 오락기가 있었습니다. 동전을 넣으면 여러 개의 구멍에서 두더지가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그러면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그 두더지 머리를 사정없이 두들겨 팹니다. 구멍 속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말입니다. 그 두더지 모습이 꼭 나 같습니다. 나를 드러내고 싶어 끊임없이 고개를 내미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너는 들어가라. 너는 죽으라”고 하시면서 몽둥이로 나를 징계하십니다.

 

  우리는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도 알아주고 사람들도 인정해주는 그런 일이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발 네가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를 통해 나를 나타낼 테니 너는 조금 물러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럴 수 있습니까? 보통은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하고 고개를 쳐들지 않습니까? 나 역시 그랬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목을 길게 빼고는 “하나님, 저는 좀 더 인정받는 자리에 서고 싶습니다. 하나님도 인정하시고 사람들도 알아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며 완고하게 버텼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징계하시고 막대기로 연단하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나님께 두들겨 맞는 것이 내게는 즐거움입니다. “오늘도 내가 잘못하다가 두더지 방망이로 한 대 맞았습니다” 하고 고백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내게는 없습니다. 그렇게 두들겨 패서 나를 언약 백성으로 만들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본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짜라는 것, 내가 주님 뜻을 거스르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습니다. 두더지처럼 내가 적나라하게 벌거벗겨져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습니다. 나의 모난 것이 깎이고 다듬어져야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님을 대적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주시고, 십자가는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합니다. 시련을 당해 고통을 겪어 봐야 나의 죄성이 눈에 보입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함이 드러납니다. 그제야 돌이켜 “나는 죄인 중의 괴수입니다”라고 회개하며 “나를 돌보시고 지키시는 은혜가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돌이키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중에서... -허운석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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