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1일 - '가시고기'를 통해 배우는 부모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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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2025.05.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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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출판 된 ‘가시고기’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소설은 아홉 살 다움이가 백혈병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다움이는 여러 차례의 치료와 재발을 반복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의 아버지 정호연은 그런 아들 곁을 홀로 지키며 밤낮으로 간호합니다. 그는 과거 잘나가던 출판사 편집자였지만, 회사가 부도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고, 아들의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다움이의 엄마는 다움이가 아프기 전,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을 떠나 프랑스로 갔습니다. 계속되는 치료에도 아들의 병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 주치의의 도움으로 다움이에게 적합한 골수를 찾게 되는데 문제는 수술비가 없습니다. 결국 아들 다움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 호연은 어둠의 경로를 통해 자신의 신장을 파는 불법 장기 매매를 시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장기 매매를 위해 건강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호연은 간암 말기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미 암세포가 온 몸에 전이되어 있어 자신의 신장을 파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호연은 아들의 골수이식 수술을 위해 자신의 치료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장을 팔 수 없으니 대신 각막을 팔기로 결심하고 결국 한 쪽 눈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노력으로 아들 다움이는 골수이식 수술에 성공하지만,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이 되어 버린 호연은 자기가 죽기 전에 아들을 프랑스로 이주한 전처에게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간암이 악화되어 임종을 앞둔 호연은 아들과의 추억이 깃든 정선의 산골로 들어가 조용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소설의 제목 ‘가시고기’는, 수컷 가시고기가 알을 낳은 암컷이 떠난 후에 홀로 남아 끝까지 알을 지키고 부화시킨 뒤에 자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새끼들은 아빠 가시고기의 살을 뜯어먹고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결국 아빠 가시고기는 뼈만 남게 됩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입니다.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가시고기’와 같은 부모님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을 떠올려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자식을 위한 조건 없는 희생적 사랑입니다. 내 자녀만 잘 될 수 있다면, 내 자녀만 행복할 수 있다면 어떤 희생이나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모님의 사랑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닮았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며, 자신의 살과 피까지도 나누어 주시며,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살리신 그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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