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30일 - 영혼의 깊은 어두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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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2025.11.2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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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버틴 겨울나무에게 봄이 옵니다.” 나는 겨울나무가 좋습니다.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추운 겨울을 혼자서 버티는 겨울나무를 보면 기쁩니다. 그렇게 겨울을 혼자 외롭게 보내고 나면 봄이 되어 다시 부활할 것이기에 기쁩니다. 겨울나무는 내가 가야 할 길 같아서 함부로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앓는 이 암은 나를 헐벗게 하고 앙상하게 벌거벗겨 십자가에 높이 매답니다. 이 십자가를 통과하면 부활의 봄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런 뒤에 성령의 열매가 온전히 맺어질 것입니다. 내가 겨울나무처럼 헐벗기 전에는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내 안의 수많은 결점들이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겨울나무가 되어 사람들이 떠나고 외롭고 고독해지니까 내 안에 숨겨졌던 결함들이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 바람만 불면 온몸이 흔들리던 연약한 신앙이 드러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어디 가서 위로 받을까, 누구한테 기대나’ 하던 내 안의 우상들이 들통났습니다. 모두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나를 지키시는 하나님. 연약하고 미련한 내 결점들을 드러내서 십자가에 매다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깊은 경륜을 겨울나무가 되어 보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생애에 반드시 영적인 겨울이 오는 것을 허락하신다”고 말하면 “으악!” 하고 도망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루는 ‘영적인 겨울’을 전해야 하는데 내 설교를 듣고 성도들이 낙심할까 걱정되어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오늘 당신의 자녀가 낙심하면 어찌합니까?” 그러자 주님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자에게만 영적인 겨울이 온단다!” 아무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랍니다. 누구든지 이 겨울을 겪는 것이 아니라니까 안심할는지 모르겠지만, 이 겨울을 지나는 것이 우리 영혼에 큰 유익이 됩니다. ‘영혼의 겨울’은 우리를 하나님과 연합하게 하여 부활의 생명을 주기 위한 시간입니다. 남편과 자녀, 세상 것을 우상으로 섬기며 언제나 믿음이 흔들리는 연약한 우리를 십자가에 높이 달리게 함으로 영적으로 성숙시키기 위한 시간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보상은 부활의 생명, 영원한 생명입니다.
저는 예전에 핸드볼 선수였습니다. 어디든 펄펄 뛰어다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말기 암에 걸리고 보니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지 허리를 펼 수 없어서 언제나 구부정하게 다니게 되었습니다.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님이 이렇게 만드셨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런데 내 얼굴은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입니다. 항암치료를 하려면 먼저 면역력을 높이는 요법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그 약이 어찌나 고약한지 먹을 때마다 구토가 납니다. 나는 하나님의 징계가 바로 이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징계를 받아서 면역력이 높아져야 다시는 그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겨울나무를 보면서 주님의 계시를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들에게 일생에 한 번 이상은 완전히 추락하고 발가벗겨지는 아픔을 겪게 하십니다. 사람들에게 배반당하게 하시고 심지어 하나님께도 버림받은 것 같은 고난의 시간입니다. ‘영혼의 깊은 어두운 밤’을 지나게 하시는 것입니다.『내가 왕바리새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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