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 27년의 목회를 마치며...

페이지 정보

본문

  공식적으로는 오늘이 27년간의 목회를 마감하는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27년을 돌이켜 보니 참 세월이 빠르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혈혈단신으로 신갈 땅에 개척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년의 세월이 훌쩍 흘러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니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생각만 듭니다. 내가 한 것은 모두 실수뿐이요, 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께서 행하셨기 때문에 모든 영광과 찬양과 경배와 감사를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그리고 부족함이 너무 많음에도 지금까지 함께해 주시고 동역해 주신 모든 성도들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으로 인하여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제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힘입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행복하고 더 아름다운 교회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남은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며 기도할 때 드는 생각은 무엇을 하려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계획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무엇을 하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잠잠히 기다리며 순종하는 것이 많은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삶의 실패가 하나님보다 앞서서, 하나님 없이 무엇을 하려는 데서 시작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못 살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바르게 살려는 마음은 좋을지 모르나,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 주님 없이 하는 모든 일이 다 헛된 것이요, 교만이요, 악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은 다른 것이 아니라 지난날들을 돌아보고 잘못을 철저하게 회개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교만을 버리고 잠잠히 겸손히 주님께 엎드려 기도하고 순종하며 주님의 뜻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저의 남은 삶이 얼마일지 모르나 그 시간이 얼마가 되든지 그 시간도 빨리 지나가므로 주님 앞에 서게 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모든 날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우선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래서 나의 존재와 삶을 더 깊고 세밀하게 성찰하여 주님이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뜻대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 교회와 사랑하는 성도들을 주와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며 은혜가 항상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